주말 뉴스중에 가벼운 해프닝이 하나 올라왔습니다.
바로 심형래 감독이 운영하는 영구아트가 재정난에 폐업한다는 소식인데요.
곧바로 관계자의 말을 빌어 사실무근이라는 반대기사들이 올라왔습니다.
개봉하는 영화 없이 심형래 감독이 대중의 시선을 끄는건 참으로 오랜만인것 같습니다.
미국 진출 이라는 호언장담속에 개선장군 같았던 심형래....어쩌다가 폐업설에 휩사이기까지 하는지.....
평소 그를 생각하면 대단하게도 혹은 안타깝게도 느꼈던 점을 써보려 합니다.
(출처-다음 영화, '라스트 갓파더' 중에서)
내가 성장한 이후로 온 세상을 떠들석하게 만들었던 이슈 중에 '왜 우리나라에는 이런 [존재]가 없는가?' 란 대국민 토론이 세번 있었다.
최근에는 다 무너져가던 애플사를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우뚝 세운 '스티브 잡스'이고, 그 전에는 부모들의 호주머니를 털어간 닌텐도사의 '닌텐도DS' 이다.
그리고 마지막 하나가 1993년에 개봉한 스티븐 스필버그의 공룡 판타지 '쥬라기공원'이다.
(나무에서 감이 떨어지길 바라는가? 그럼 텃밭을 가꾸고, 묘목을 심고 꾸준히 가꿔라)
그 한편의 영화 흥행만으로도 당시 우리나라 자동차 수출 수익 만큼 벌었다니 나라가 뒤집힐만 했다.
천연 자원도 부족하며 무역을 통해 먹고 사는 우리나라가, 무에서 유를 창조하고 막대한 수익을 벌어'들인다는' 콘텐츠 사업에 눈을 뜨게 만든 계기였다.
그러한 사회 분위기 속에서 글로벌 영화 산업에 큰 청사진을 보여준 심형래 감독이 '신지식인 1호'라는 영광을 수여받았고, 모두의 기대속에 1999년 한국판 SF블록버스터 '용가리'가 개봉하게 된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헐리우드와 견주기는 커녕 어처구니가 없을 정도로 완성도가 떨어지는 졸작이었다.
심형래는 결국 '얘들 코묻은 돈이나 뺏는' 아동 영화나 만드는, 허풍쟁이 전직 개그맨으로 낙인이 찍힌다.
하지만 그는 이에 굴하지 않고 오랜 세월 노력한 결과 2007년 마침내 '디 워'를 완성시켰고, 꿈에도 그리던 미국 시장에도 진출하게 된다.
('93년'쥬라기공원과 '99년'용가리)
이쯤에서 이 글을 보는 사람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떤 말을 하고 싶은지 느낌이 온다.
그래서 미리 선수 치는데, 디 워 자체의 완성도는 형편 없다.
아니 심형래 감독이 만든 영화 모두가 형편 없다.
그러니 이 글을 심빠의 찬양글이라 치부하며 뒤로가기를 누르기 전에 조금만 더 인내심을 갖기를 부탁드린다.
심형래는 스티븐 스필버그와 비슷한 점도 많고, 지향하는 점도 같다.
심형래는 괴수에, 스필버그는 외계인에 동화적 판타지를 갖고있다.
그리고 지극히 상업영화를 추구하며, 영화를 예술이 아닌 사업으로 간주하는 마인드도 같다.
또한 고집이 세고 자신이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한 추진력과 열정이 남들보다 뛰어난 점도 일치한다.
쥬라기 공원의 성공을 보면서 CG라는 차세대 특수효과와 괴수로도 흥행할 수 있음을 확인한 그에겐, 롤모델이 스티븐 스필버그 일것이다.
하지만 스필버그에겐 있지만, 심형래에겐 없는 절대적으로 중요한 요소가 세가지나 있다.
첫째. 헐리우드의 거대 자금력과 노화우
블록버스터는 스케일이 커야하고 그러기 위해선 1~3천억원 이라는 천문학적인 비용이 드는데 국내 여건상 불가능한 일이다.
또한 오랜세월 전세계 영화 시장을 장악한 헐리웃은 기획부터 마케팅까지 노련한 모습을 보인다.
그에 비해 충무로에서 조차 따로 노는듯한 모습을 보이는 그에겐 모든일이 서투르고 벅차기만 하다.
정통 충무로파가 아니면 먼저 손을 내미는 제스쳐라도 보여야 하는데, 도리어 적으로 만드는 언플을 자행하니 답답할뿐이다.
둘째. 대중의 니즈을 파악하는 사업성
스필버그는 여러 장르의 영화를 제작, 감독했다.
하지만 단 한편도 매니악한 영화를 만들지 않는다.
예를 들어 요리를 생각해보자.
음식에 따라 단맛, 쓴만, 신맛, 매운맛 등등 다양한 맛이 존재하지만, 어떤맛이든 너무 지나치면 대중에겐 외면을 받는다.
소수의 열광을 받을진 몰라도, 흥행이라는 비즈니스 정신에는 어긋난다.
적당히 달면서 맛있는 음식, 적당히 매우면서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능력이 오늘날의 스필버그를 탄생케했다.
하지만 심형래에겐 그런 교묘함이 없다.
유행이 한참 지난 괴수의 도시 난입이나 자신의 전성기 시절의 향수를 보여주려했다.
그리고 이제는 해외 입양에 관한 내용으로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있단다.
영화감독으로 능력을 인정 받고있지 못한데, 애니메이션이라는 다른 분야까지 욕심을 내고있다.
스필버그처럼 대중영합적으로 나가는것도 아니고, 그저 자기만의 판타지를 서툴게 쏟아내고있다.
(출처-다음 영화, A.I. 제작 당시의 스필버그와 할리 조엘 오스먼트)
셋째. 이야기꾼으로서의 자질
이점이 가장 중요한 덕목이다.
"옛날 예적에, 호랑이가 담배 피던 시절에는......"으로 시작되는 이야기가 수백년간 이어오는건 수려한 말솜씨를 뽐내는 이야기꾼 덕분이다.
같은 내용이라도 표현하는 사람에 따라, 완성도와 반응은 천지 차이가 된다.
자본과 시나리오, 배우와 스탭이라는 재료를 가지고 얼마나 훌륭한 작품을 만들어 내느냐는 전적으로 감독에게 달린 일이다.
안타깝게도 심형래에겐 감독의 자질이 없는것같다.
그는 90분동안 영화를 매끄럽게 풀어나간 경우를 보여준적이 단 한번도 없다.
"옛날에 심청이가 살았어, 어느날 인당수?에 빠졌지, 공양미..... 삼백석이 필요했거든~
아참, 걔 아버지가 장님이라고 얘기 했던가?"
(출처-다음 영화, 헐리웃을 배경으로 자신감있는 미소를 짓고있다)
그럼 심형래는 대국민 사기나 치는 형편없는 망상가인가?
대한민국 최고의 개그맨에서 '영구와 흡혈귀 드라퀴라' 같은 아동영화를 거쳐, 최근에는 '라스트 갓파더' 까지 온갖 망작을 뿜어내면서도......
도리어 그는 충무로 그 누구보다도 돋보적인, 그리고 미래 지향적인 능력을 갖추게 되었다.
그것은 자신의 평생 꿈이었다는 영화 감독직을 포기할때 더욱 빛을 낼것이다.
이제 심형래는 스필버그가 아닌 '그'를 롤모델로 삼어야 한다.
-다음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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